일단 고지합니다
과몰입러는 아니지만 저의 MBTI는 ENTJ
가지고 있는 공감능력은 전부 후천적학습에 의한 것입니다
우리 사랑스러운 지성이는 INFP
즉 저랑은 아주 다른 인간형입니다
심지어 저는 콘 혐오자로
컵아이스크림만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닮은 데가 없는 데
어쩌다 지성이를 이렇게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이 사랑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요.

저는 그 전에 단 한번도 "누군가"의 "팬"이라고 말할 만한 전적이 없습니다
굳이따지자면 저는 저 스스로의 팬이고 세상에서 저 스스로를 가장 사랑해왔습니다
(자의식과잉;;;)
끽해야 에미넴이나 박효신의 앨범을 사고 공연을 가본 정도랄까
그렇다고 그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궁금해한 적도 없었죠
지금 저는 지성이가 뭘할지
어떤 생각을 할지
콘서트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몹시 궁금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놀랄정도로 저는 많이 변했습니다.
거슬러올라가보면 제가 아주 바쁘지만 무기력할때 가끔 K pop영상을 보곤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NCT daily 영상이 알고리즘에 흘러들어왔죠
더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성이의 존재는 애시당초 알고 있었어요
저는 음악듣는걸 아주 좋아했고
그걸 카테고리화하는 것도 아주 즐기거든요
sm 엔터의 다양한 음악들도 꽤 좋아했어요
그래서 매번 엔시티의 신곡이 나올때마다 그걸 듣는
어둠의 핑크블러드였을지도 몰라요
(물론 이게 단 한번도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흘러가본적은 없었음)
칠감부터 시작된 엔시티의 음악세계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부류의 것이었어요
특히 네-오 하다고 여겨지는 싸먼쎄나 스티커...몹시 자주 듣습니다
되려 엔시티드림은 너무 귀여운...아기들...일뿐이었어요
지성이나 천러를 보면서
와 이제 이런 애기들도 데뷔를 해???
잘한당 ㅎㅎㅎ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그냥 귀엽던 아기들이 자체컨텐츠를 통해 저에게 스며들기 시작했어요
네 에스엠은 이런걸 노린거겠죠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엔시티에 있었고 저랑 닮은 친구도, 아주 다른 친구들도 있었어요
(성격일부분이요...성격....진정하세요)
그들 중에 하나는 제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했겠죠.
저는 저 스스로를 아주 좋아했던지라 연애도 남자가 저랑 비슷해야 좀 오래 할 수 있었어요.
특히 섬세한 사람들과는 잘 안맞았았어요.
소위 말하는 쿨하고, 남 신경안쓰고, 자기애가 강하고 선이 확실하고
이런 사람들이 저하고는 결이 맞는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자컨에서 자꾸 주변부를 맴도는 친구가 신경쓰이는 거예요.
수줍고, 말도 많지 않고, 의견이 강하지도 않고, 항상 본인보다는 남을 배려하기 바쁘고...
항상 비중이 크지도 않았고 중심에 서있지도 않았어요.
제 맘속에서 스물스물, 그 친구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어요
자꾸 그친구가 더 잘했으면 좋겠고
더 많은무대 더 많은 기회가 이 친구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자꾸 생각하게 됐어요
붐, 라이딘을 지나 2020활동을 지켜보면서
어 왜 그 꼬마 안나와?하고 실망하는 제 모습을 봤어요
지성이가 나오지않는 2020활동은 재미있었지만, 아쉬웠어요
이 무대에 그 친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자꾸 떠올랐어요.
자컨에서 지성이가 나오면 자꾸자꾸 돌려봤어요.
그 후 어느날 누워서 멍하니 유튜브를 보다가,
그래 이제 덕질을 해볼까 하고 결심을 했고
덕질을 결심하는데는 꽤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저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은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
최애를 결정하는데는 단 0.5초도 걸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지성이에 대한 마음은 바뀌거나 흔들려본적은없어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제가 지성이에게 가지는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유사연애, 이성적 감정
이런건 아니에요
저는 연애를 할때 관계에있어 상대를 많이 배려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항상 상대에게 원하는게 있었고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도 냈었고
이별로 상대를 잘라내기도 했었어요
상대가 나보다 잘되기를 바란 적도 없었구요
주는 사랑이 더 기쁘다는 말은 거짓말로 생각하는 철저하게 자기본위적인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성이와는 그게 아니에요
지성이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이상은 지성이에게 원하는게없어요
본인이 원한다면 더 높이 더 멀리 날기를 바라요
그 과정에서 제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신경쓰지 않아요
맹목적일 수 있지만 저는 지성이를 그렇게 좋아해요
꽤나 오글거리는말입니다만...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이런 이타적인 감정을 알게해준 지성이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고싶은 마음이에요
팬과 가수의 관계가 어찌보면 유한한 시간을 가진 관계일수도 있어요
탈덕하고 다른 분을 좋아하게 되는것이나
자기의 현생의 관계들에 집중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선택일지도
하지만 저는 그 유한한 시간을 늘려서 오래오래 남아있어주고 싶어요
제가 죽을만큼 힘든시기에 저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건
난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아, 난 항상 네 옆을 지켜줄거니까
라는 아주 뻔한 말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런 팬이 되고 싶어요

아주 오랜 후에 지성이의 디너쇼에 가서 전동 휠체어에 앉아 믐뭔봄을 흔들때까지 좋아하게 된다면
더 좋겠어요
이 사랑이 어디에서 온건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갈건지는 미리 정해두고 싶어요
그게 제 나름대로 지성이와 함께하는 방식이에요

지성이 오늘도 수고했어
잘자구
콘서트때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